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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대학생입니다

인하대 군e-러닝, 핵심교양 『축제와 인간사회』 과목 수강 후기

by 김희찬 2021.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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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들었었지?

 

입대하기 전, 군e-러닝이라는 방법으로 대학교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자대에 전입오고 나서 군e-러닝에 대해 알아봤다. 그 결과 몇가지 교양과목 중에 듣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찾았다. 그리고 『축제와 인간사회』가 학점을 받기에 좋은 과목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서, 그리고 축제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단순히 이 이유만으로 이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다. 돌아보면 좀 많이 단순했다.

 

참고로 군e러닝에서는 위의 사진에 나와 있는 과목들을 수강할 수 있었으며 나는 그 중에 축제와 인간사회를 선택했다. 가격은 236,000원이다.

 

강의에서 무엇을 배웠나?

 

배운 것이 없다. 솔직히 나는 그렇다. 내가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도 생각한다. 그런데, 강의를 듣는데 강의록에 적힌 글과 강의의 다른 점을 못 느꼈다. 그래서 강의를 제대로 듣지도 않았고 시험기간이나 과제 기간동안 서술하는 문제에만 집중해 공부하고 시험에서 한 번 서술했다. 그러다보니 강의를 다 듣고 종강한 이 시점에 내 머릿속에 깊이 남은 어떤 지식은 없는 것 같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나는 이 수업을 들은 것을 후회했다. 문화경영학이나 기획부분에 있어서의 개론이라고 하기에

는 너무 얕게만 배우고 끝난 느낌이었고 그렇다고 이 수업에서 내가 들었던 축제를 다 암기할 의지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내가 왜 이 수업을 들었나 후회했다.

 

실제로 에브리타임에 들어가 이 강의에 대한 별점이 높다. 그 이유는 수강평을 읽어보면 대부분 학점을 잘 주셨다는 말이 많다. 교수님이 학생들의 학점에 대한 입장을 배려해주시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자신이 어떤 내용을 배웠기 때문에 좋았고, 이 강의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웠다는 것에 만족한다는 강의평은 거의 보지 못했다. 정말 내가 무언가를 배웠다는 느낌은 없었던 것 같아 아쉬웠다.

 

 

그럼에도 내가 배웠던 것

 

이론적인 지식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내가 배운 것이 있었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학습에 있어서의 나의 태도를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군대에 있으며 이 강의를 들을 때 매주 실제로 강의를 듣지는 않고 강의를 킨 상태로 개인정비 시간을 보냈다. 강의만 켜놨을 뿐, 컴퓨터로는 다른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과제가 있거나 시험이 있을 때에만 몰아쳐서 강의를 2배속으로 한번 들었다. 나는 이런 식으로 공부를 했었다. 당연히 공부법만 봐도 무언가 기억에 남을 수가 없는 공부법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을 점검하며 내가 재학중에도 꾸준히 성실하게 강의를 수강하고 공부하던 학생은 아니었다는 점을 재고했다. 이런 학습법을 우선 버려야겠다. 만약 다음에 내가 공부하는 과목이 있다면 하루에 몰아쳐서 체력을 소진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공부할 것이다. 한번에 몰아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니까 말이다.

© craftedbygc, 출처 Unsplash

다음으로, 2배속으로 강의를 듣는 것은 좋지 않았다. 이상하게 나는 '완강'이라는 단어에 취해있다. 그래서, 이 강의도 중간고사 기간에 최대한 빨리 듣는 것이 승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당연히 다 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강의를 들으며 어떤 지식을 정확하게 배웠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닐까?

 

하루에 강의를 몰아쳐서 들으면 당연히 온 시간 다 집중하지는 못할 것이다. 중간중간 멍때리는 시간이 있을텐데 영상을 2배속으로 하니까 멍때리는 순간 내용의 상당 부분이 지나간 상태였다. 그렇게 나는 이해하지 못하고 넘기는 개념이 넘쳐났었다.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면 2배속은 그닥 좋은 방법이 아니다. 차라리 1.5배속 정도로 하고 조금 더 정확하게 들리고 내가 필기할 여유도 있는 속도로 강의를 들어야겠다. 강의를 하는 사람은 말하기의 속도도 1배속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강의를 하는 것일텐데 그 흐름을 내가 너무 무너뜨려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내가 들을 수 있는 속도로 이 강의를 듣자.

© brookecagle, 출처 Unsplash

다음으로 시험방식과 변별성에 대한 생각을 배웠다. 코로나 19로 인해 예정되어있던 오프라인 시험이 온라인 시험으로 바뀌고 4000자 서술형 문항에 대한 답을 각자의 위치에서 적어서 제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러자 교수님께 이 시험방식이 변별성이 있는 것인지, 옳은 것인지 묻는 학우 분들이 많았었던 것 같다.

 

교수님께서는 공지사항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답해주셨고 나는 이렇게 교수님의 말씀을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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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형도 답안을 풀어서 쓰는 것일뿐 단답형 문제처럼 답이 있다. 서술형 문제는 어떠한 주제에 대해 토론이나 증명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해진 답을 작성하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는다. 만약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글쓰기 방식에 대한 평가로 인한 것이 아니라 부족한 경우가 있는 것이다.

 

과제 대체 방식의 변별력이 부정행위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는 온라인시험 역시 유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서술형 문제 역시 이미 답이 있고 최대한 공정하고 정확하게 채점하기 때문에 변별력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교수의 입장에서 채점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제대체 방식을 왜 선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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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이해했다. 학생들이 대체과제와 서술형 문제의 변별력이 문제가 있다고 말할 때 정말 침착하게 글로 작성하셔서 이에 대응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다. 학생의 입장에서 어떻게 그 많은 시험지가 공정하게 채점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을 풀어주신 것 같았다. 어떤 사례를 보여주시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이렇게 수강하는 학생들을 끌고 가시는 모습을 보며 대화도 하고 설득도 해주시는 소통하는 교수님이심을 느꼈다.

 

 

결과

 

결과적으로는 다행히 93점 받고 A+를 받았다. 야호!

 

어떤 배운 것이 많지는 않지만 학점만큼은 확실하게 챙겨서 다행이었다. 다음에 이 수업을 다시 들을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차라리 조금 더 밀도있는 공부를 스스로 할 것 같다.

 

언제나 그랬듯 모든 순간에는 배울 점이 있다. 이 강의를 들으면서도, 이 강의 속에서도 지금 이 포스트에는 없을 지라도 배운 점이 분명히 있었다. 그러니 그것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며 성장하고 더 큰 무대로 나아가야겠다. 교수님, 감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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