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학교는」, 코로나 학번보다 더 힘들 학생들이 나타났네

*스포 X*

출처: 넷플릭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넷플릭스에 새로 나오는 작품들은 뭔가에 이끌리듯 보고 있다. 지난 해에 스위트홈을 시작으로 DP, 오징어게임, 마이네임, 고요의 바다 등등을 모두 다 봤다. 그렇게 오늘 이 작품도 끝까지 봤는데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내 자신도 함께 피폐해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드라마의 암울한 분위기에 몰입이 됐다는 걸까?

 

이 드라마는 효산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평소처럼 학교생활을 하던 중 좀비가 나타나 그 좀비를 피해 살아남기 위한 여정을 담은 드라마이다. 좀비 드라마 특성에 맞춰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죽고 기괴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이런 내용의 드라마를 연이틀 내리 봤기 때문일까, 나도 식당에 갔는데 다른 사람들의 소리에 흠칫하는 순간이 있었다. 누군가 소리 지르는 모습이 마치 구조 요청같고, 좀비에게 물어뜯기는 순간만 같아 좀 괴로웠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 대한 생각을 얼른 글로 털어내 드라마에서 빠져나오려고 지금 글을 적는다.

출처: 넷플릭스

작품 자체에 대한 몰입도는 좋았다. 그런데, 나는 이 드라마가 어떤 대사의 속도나 길이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지는 않을 거이라 생각해 일부 액션씬을 제외하고는 1.5배속으로 드라마를 봤다. 그래서인지 전개 속도가 더 빠르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근데, 종종 분위기가 깨지는 순간이 있었다. 특히 드라마 초반에 갑자기 카메라가 천천히 돌아가면서 가벼운 분위기의 음악이 나오며 좀비들과 싸우는 장면이 있다. 나는 이 장면이 도대체 무슨 느낌을 주기 위한 장면인지 의문감이 많이 들었고 의아했다. 이런 부분만 빼면 몰입감이 깨지는 요소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출처: 넷플릭스

사실 이 드라마를 보는데 중간에 걱정이 있었다. 내용을 조금 방대하게 펼치고 하나로 못 잡아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었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소방관, 경찰관, 학생, 선생님, 군인, 유튜버 등등 다양하게 나눠져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내게는 조금 방대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드라마 마지막편에 나름의 결론을 내려줘서 조금 마음이.. 편해졌던 것 같다. 무슨 일이라도 펼쳐질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아무 일도 없던 복선도 있어 허무한 것도 있었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매번 너무 열린 결말 형식으로만 마무리되고 시즌 2가 나올 가망은 보이지도 않아 다 보고 나서도 답답하다는 마음이 커 불편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스위트홈을 보면서 많이 느꼈다. 근데, 이 드라마는 그래도 나름의 결론을 매듭짓고 마무리한 것 같아서 마지막에 생각 정리가 되어 좋았다.

출처: 넷플릭스

어쨌든 소재 자체가 고등학교 내의 좀비물이기 때문에 당연히 원래 알던 친구들이 친구들을 무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 장면들이 내게는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본 소감은 그렇게 좋은 느낌을 주는 것 같지는 않은 드라마라고 결론내렸다. 내용이 어찌되었든 내가 이 드라마를 보는 기간동안 조금 더 비관적으로 변화한 채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분명히 좋은 작품인 것은 같지만 아무래도 19금 작품이다보니 잔인하기도 하고, 폭력성도 있어서 보는데 편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던 작품은 아니었던 것 같다.

 

원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데 어떤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내가 대화를 많이 하는 멜로나 코미디 드라마를 훨씬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스위트홈을 보면서도 불편함이 조금 있었지만 이 드라마가 내게 주는 불편한 감정이 더 컸던 것 같다.

 

끝으로, 종종 드라마 중간에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모습이 드러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나도 노력해가며 빠르게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게끔 발전시키고 싶다. 다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