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타트업 일기

9.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항상 옳을까? [스타트업 일기]

by 김희찬 2022. 1. 18.
반응형

같은 과 친구랑 오랜만에 만나 데이터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날의 나는 말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하다 보면 합리적인 선택이 이어져 늦더라도 큰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친구는 내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데이터는 결국 해석하기 나름인 것 아니냐고. 같은 데이터를 갖고 있더라도 사람마다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말이다.

 

그렇다고 나는 데이터가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하진 않아 얘기했다. 그래도, 데이터가 있으면 의사결정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만약, 데이터가 없다면 새롭고 신선한 데이터를 얻었을 때 그게 우리가 놓치고 있던 진리처럼 느껴지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사실 그게 전체 이유의 비율로 보면 1000개 중 1개일 수도 있고, 데이터는 그런 부분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_

 

우리 회사 건물은 가운데가 뻥 뚫려 있다. 난간도 낮고 그물도 쳐져 있지 않아 낙사 방지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다.

 

만약 데이터가 진리인 세상에서, 관리자에게 왜 낙사 방지 그물을 안 만들었냐고 물어보면 “그런 데이터가 없는데 뭐 하러 만들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자살한 사람이 없는 걸 보아 투자 대비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 없는데 그런 그물을 왜 만드냐고.

 

그럼, 만약 낙사가 정말 일어나 누군가 죽는다면? 그때에는 10년에 한번 일어난 일인데 그걸 꼭 예방해야 하냐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 곳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디자인이 아름다운 것이 투자 금액 대비 더 많은 수익을 가져온다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양면성 없는 것은 없다. 극도의 데이터주의로 살다 보면 보이지 않는 가치와, 영역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지 못한다. 신선하고 창의적인 발상은 데이터가 덧대어 있지 않다고 시도조차 안 할 수도 있다. 그러다가는 점점 새로운 생각은 말도 못 꺼내는 세상이 만들어질 지도 모른다.

 

_

 

데이터만을, 투자 대비 고수익만을, 사랑만을, 그게 무엇이든 하나의 가치만을 추구하다가는 인간성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꿈을 이루는데 그게 뭐 대수냐고 말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하나의 가치만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사진 속 건물의 중앙부에 빠지는 비극의 데이터는 자신이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하나의 가치에 빠지지 말고, 매몰되지 말자는 생각을 자주 한다. 여러 방면과 가치를 생각하는 태도가 내 목표가 무엇이든 꿈을 가장 크고 건강하게 이룰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기에!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