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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기/영화

「인질」, 이유 없이 잡혀가는 게 현실일지도

by 김희찬 202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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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납치당할 이유가 뭐가 있다고 그러냐"

영화 「인질」을 봤다. 관람평이 엄청 좋지는 않아서 안 볼까 했는데 그래도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영화관에 가 예매를 하고 영화를 봤다. 원래 기대되는 영화는 관람평도 잘 안 보는 편이다. 혹시 스포를 당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 영화는 관람평 보고 가길 잘했다고 느꼈다. 그 이유는 초반에 잔인한 장면이 나와서 보기에 좋지 않다는 평을 많이 봤는데 그 덕분에 잔인한 장면은 눈을 가리고 잘 넘어갔다. 그냥, 그런 관람평을 적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것,, 그리고 나도 그 관람평을 공유하는 것,, 이 목적이었다.

영화 인질을 보면 러닝 타임이 짧아서 그런지 장면을 바탕으로 한 설명 없이 넘어가는 장면들이 있다고 느꼈다. 가령 그 장면 중에 하나는 황정민이 납치되는 순간이었다. 황정민은 대단한 이유 없이 갑작스레 납치되기 때문이다.

 

근데 이런 면이 오히려 현실과 맞닿아 있다고 느끼기도 했다. 현실에서 우리는 이유를 잘 모른 채 결과를 접할 때가 많다. 정말 황정민처럼 인질이 되어서 '내가 왜 인질이야'라고 해봤자 답은 바뀌지 않는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누군가 감정의 희생양이 될 사람 중 한 명이 될 사람이 필요했던 것일 수도 있는 거니까. 리뷰의 첫 문장(내가 납치당할 이유가 뭐가 있다고 그러냐) 같은) 생각을 해도 언제든 내가 안 좋은 일을 겪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앞선 문장을 적는 나를 보면 세상이 안전한 곳만은 아니긴 하다. 물론 정말 안전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떤 세상이 와도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사람이 사는 세상'이기에 불안감은 엄습할 것 같다. 그러니 그냥 세상에게 엄청난 개연성을 기대하지는 말자. 뭐 이런 소감이다.

극 중 배우가 황정민에게 착한 척 하지 말라는 듯한 발언을 한다. 착한 척, 어쩌면 나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매번 고민하게 만드는 단어이다. 이 부분에 대해 요즈음의 나는 감정적으로는 사람이 이기적이고, 그 감정을 억제하기에 착한 척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착한 척이든, 착한 척이 아니든 삶에서 선하고 좋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좋은 일 아닐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덜 착한 척 하는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이겠지.

전체적으로 배우 분들이 긴장감 넘치게, 또 몰입감을 깨지 않게 연기를 해주셔서 재미있게 봤다. 잔인한 장면들은 눈을 가리고 보긴 했지만 러닝타임도 짧고 몰임감도 높고 그렇게 복잡한 스토리가 아닌 단순히 도망가는 이야기를 담은 느낌이기에 재미있게 봤다.

 

마지막에 트라우마를 극복해낸 극 중 황정민의 모습에 축하를 전하고 싶으며, 정말 위태로운 상황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느껴졌던 경찰 분들께 존경을 표하며,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간략하게 마무리하려 한다.

 

재미있기는 했지만, 뭐 엄청난 기대를 할 만하지는 않은 영화, 「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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