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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기/책

「일기시대」리뷰 :: 일기적는 사람 다 모여!

by 김희찬 202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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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0살때부터 나는 하루도 빼지 않고 매일 일기를 적고 있다. 나는 일기에 나의 마음, 내가 그날 한 행동, 그날 배운 것들, 여러가지 생각, 다른 사람에게 들었던 말들을 정리한다.

그렇게 내 일기만 작성하다가 하루는 유튜버 이연님이 작성하셨던 다이어리에 대한 영상을 봤다.

원래의 내가 작성하던 일기는 아래의 사진과 같은 모습이었다. 정해진 하루의 칸수가 있으면 그 칸에 내 이야기를 반드시 빼곡히 담는 형식으로 글을 작성했다.

 

근데 이연님의 영상을 보고 난 이후 아래와 같이 하루하루 칸이 정해져있는 다이어리가 아니라 완전 공백에 그 날의 이야기를 들고 다니며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 날의 인사이트를 적기도 하고, 사진을 붙이기도 하고, 여행 다녀온 곳에 대한 감상을 남겨보고 싶기도 했다.

 

오늘 저녁에 특별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갇혀 저녁까지 칸에 아무것도 안 적는 것 말고, 정해진 칸이 없으니 느낀 점이 있으면 바로바로 적는 일기를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나의 2019년 12월의 다이어리

이렇게 다른 사람이 적은 일기를 보면서 나도 내 일기를 새로운 형식으로 적어보고 싶고 새로운 내용을 넣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 이후 일기에 관련된 책도 있을까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일기시대라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의 리뷰 수가 100개가 넘는 것을 보고 적지 않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역시 나의 일기에 전환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졌었고 다 읽었다.

책 「일기 시대」 속에서 배운점

앞서 기대했던 내 일기의 형식에 있어서의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문보영 작가님은 사소한 이야기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서 일기를 작성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책에서 마주하다보니 몇 가지 배운 점들이 있었다.

 

나는 그 중에서 미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배웠다. 나는 이전에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자연스레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는 것은 내가 분명히 잘못한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일 테니까. 근데, 책에서는 질문을 던졌다.

왜 항상 내가 틀리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옳다고 생각할까?
나는 왜 항상 을이 되는 걸까?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다. 어렸을 때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거나 따돌림을 받으면 내가 잘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틀린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사실 잘하고 있는데 그들이 꼬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앞으로 악플이라는 개념에서 정확히 이 상황이 떠오를 것 같다. 누군가 내가 싫다고 악플을 남긴다고 한들 꼭 내가 틀린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만약 내가 틀린 것이라는 판단이 들 경우 당연히 나의 행동을 수정해나가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비난에 젖어 추워하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 benwhitephotography, 출처 Unsplash

차분하고 분노 없이 인간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

얼마 전에 대단하다고 느끼는 형과 대화를 나눴었다. 그 형의 목표는 눈이었다. 스님의 눈처럼, 깨달음이 있고 자신감 있고 확신과 차분함 등 여러가지 건강한 감정이 녹아 있는 것 같은 눈을 갖고 싶다고 말했었다. 책 일기 시대에서는 '제발트'라는, 차분하고 분노 없이 인간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싶다는 내용이 나왔다.

 

나 역시 이런 눈을 갖고 싶다. 돈이나 명예같은 것을 갖고 싶은 것도 맞다. 그런데 그것 뿐만이 아니라 명랑한 눈을 갖고 싶다.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고, 깨달음을 갖고 있는 그런 눈을.

© Skitterphoto, 출처 Pixabay

마무리하며,

이 책에서 배운점이 많다. 하나하나 다 나열하고 적다보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두 가지만 적고 마무리하려고 한다. 책 「일기 시대」는 재능이 뭔가를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무언가를 남들보다 오래하는 지구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금의 나는 글을 적는 것이 재미있다. 특히 글은 문보영 작가님이 말했듯 아무 생각없이, 의도를 갖지 않고 적다보면 그 글이 소설이 되고 에세이가 되고 누군가를 위로하는 글이 될 수 있다. 나는 나의 의도없는 생각이 그런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어서 꾸준히 글을 적고 싶다.

 

또, 이렇게 SNS를 운영하며 생각해보는 퍼스널 브랜딩도 재미있다. 사회에서 내가 갖고 있는 정체성과 SNS에서 보여주고 있는 정체성은 조금 다를 수 있다. 나는 하나의 단면만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다른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재미있고 언제든 정체성을 옮길 수 있으니 양쪽의 이야기가 다 재미있는 것 같다.

 

일기 역시 나의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공간 중 하나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일기를 적으며 내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생각이다. 잠시나마 성취라는 것에서 멀어질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기에 일기를 적으며 휴식도 할 생각이다.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 일기를 적어야겠다.

 

온 세상에 일기 적고 있는 사람들 모두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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